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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아름다움, 내 뒤에 아름다움 - 상처입은 가슴 (운디드 하트)

 

보라. 언제나 새로운 날이다!

인디언 천막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이른 아침의 대기와 만날 때마다 나는 그것을 깨닫는다.

눈을 뜨고 바라보기만 하면 언제나 새로운 날이라고! 한겨울의 바람, 봄을 기다리며 묵묵히 서있는 나무들, 평원으로 난 좁은 오솔길들, 살아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임을 나는 다시금 느낀다.

 

삶은 어디에나 있다. 나뭇가지 위에도, 작은 개미들의 굴 속에도, 북풍한설에 흩날리는 나뭇잎들 속에도 있다. 돌을 들춰 보면 그곳에서 어떤 것들이 움직인다. 그 삶들이 가만히 내 삶을 응시하고 있다. 나는 그런 삶을 언제까지나 사랑해 왔다. 내게 주어진 어떤 것도 우연한 것이 아님을 믿기 때문이다.

 

한때 나는 우리 얼굴 붉은 사람들에게 닥쳐온 불행을 지켜보면서 삶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인디언으로 태어난 내 자신이 슬펐고, 그 슬픔을 달랠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를 바라봐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였다. 그러나 나는 살아남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내개 주어진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 삶은 위대한 정령이 내게 준 것이 아닌가. 그것에는 분명히 깊은 뜻이 있으리라고 나는 믿었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제대로 삶을 산 것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인디언들의 오랜 믿음이며, 나는 언제나 그 믿음에 따라 살아왔다. 늘 새로운 순간들에 마음을 쏟으려고 노력했다. 평원에 앉아 하루가 저무는 것을 바라보는 것! 우리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았으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그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한 계절에 한 번씩이라도 그것을 자기 자신에게 물어 본 적이 있는가?

 

우리 인디언 부족은 어려서부터 세상의 신비에 눈을 떴다. 아이들은 평원과 삼림지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자연의 변화에 민감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들이 저마다 생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았다. 우리는 우리 자신 역시 하나의 신비임을 알았다.

숨 쉬고, 걷고, 앉아 있는 것이 모두 신비였다. 자연 속을 거닐거나 이른 아침 평원에 떠오르는 태양을 응시하는 일도 하나의 신비였다. 지평선을 향해 뻗어 내린 산의 곡선들, 바위의 힘찬 굴곡, 물웅덩이에 비친 그림자, 절벽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들이 우리 자신의 신비와 마주치면 그곳에서 음악이 들리는 듯했다. 불행하게 장님이 된 사람조차도 그 신비를 잃지 않았다. 그에게는 온갖 소리들이 그 신비를 알려 주었으므로.

 

눈을 감고 평원의 오솔길에 앉아 있으면 다양한 형태의 소리들이 우리가 살아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 흘러가는 소리, 작은 벌레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햇살이 나무 줄기를 부러뜨리는 소리, 나비의 날개가 부딪치는 은밀한 소리, 그리고 침묵의 소리까지도 그 속에 포함 되어 있었다. 우리는 자주 평원을 뛰어다니곤 했으며, 죽는 순간까지 이러한 생을 우리에게 주신 이에게 감사드리곤 했다.

 

인간은 삶에서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당신들 얼굴 흰 사람들은 행복과는 거꾸로 난 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무들도 없어지고 시냇물은 맑음을 잃었다. 새들과 짐승들은 갈 곳을 잃었다. 그러니 결국 인간이 갈 곳이 어디겠는가?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이 세상에 나무가 많았으면 하는 것이다. 시냇물과 강물도 예전처럼 푸르러지고, 들녘과 산에는 키 큰 나무가 많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과 저녁나절에 숨을 들이쉬면 내 영혼이 맑아지기를 바란다.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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