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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성인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의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다 죽었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요한 6, 48-51).

우리는 미사 중에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축성된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데, 이 성체 성사는 예수께서 친히 세우신 칠성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사이다. 예수님은 이 성체 성사를 세우시기 위하여 여러 가지 기적을 통하여 알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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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적의 빵에서 생명의 빵으로

예수께서는 성체 성사의 신비를 이루시기 위해 사람들을 단계적으로 준비시키셨다.

먼저 루가 복음에 나오듯이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오천 명이 넘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셨다(9, 11-17).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빵의 기적을 보이시면서 그 육신적인 빵뿐만이 아니라 장차 당신 자신을 사람들에게 영신적인 양식으로 주시고자 했던 것이다. 즉 한번 먹으면 없어지고 마는 빵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생명의 양식으로서 당신 자신을 주시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이러한 빵의 기적을 베푸신 다음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이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주려는 것이다"(6, 27). 그리고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6, 35)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6, 53-57) 하고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바로 생명의 빵, 생명의 양식임을 거듭 강조해서 말씀하셨다.
 

제자들과 그곳에 모인 유다인들은 이 말을 듣고 어떤 이들은 떠나가고 또 믿지도 않았다. 그러자 예수님은 거듭해서 제자들에게 "너희도 떠나가겠느냐?"(요한 6, 67) 하고 물어 보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사람들에게 생명의 빵으로 주시고자 했다. 그리고 이것은 진리의 말씀이기에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조금도 굽히지 않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주시고자 하는 것은 가장 귀한 선물이다. 그리고 일찍이 구약에서 멜기세덱이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찬양과 제사를 지낸 것처럼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 때에 빵을 당신의 몸으로 축성하고 포도주를 당신의 피로 축성하여 제자들에게 내어 주셨다.

이렇게 기적의 빵을 통해 보여 주신 예수님의 의도는 이 최후의 만찬 때에 가서 생명의 빵으로 나타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성체와 성혈의 성사이다.
 

2. 미사 중에 재현되는 성체 성사

오늘날도 우리는 미사 때마다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이루어 나누어 먹고 마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고자 하는 것은, 이 세상의 다른 피조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의 몸이며, 영원한 생명의 빵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모심으로써 하느님의 신적인 생명에 참여하는 것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6, 56). 또한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 6, 57). 우리가 육신적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밥을 먹듯이, 하느님 안에서 영신적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올바른 마음으로 타당한 준비와 함께 성체를 받아 모시는 사람에게 영신적인 힘을 주시며 하느님 안에서 참된 생명을 유지시켜 주신다.
 

3. 밀떡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현존하는 성체와 성혈의 신비

우리 눈에는 한낱 밀떡과 포도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 축성된 밀떡과 포도주에는 이미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 우리는 이것이 그리스도 자신의 몸과 피라는 것을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바로 이것이 신앙의 신비이다. 그러기에 사제는 미사 중에 밀떡과 포도주 위에 축성 기도를 바치고 성체와 성혈을 이루고 난 다음 신앙의 신비임을 선포한다. 그러면 교우들은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하고 신앙의 응답을 한다.
 

4. 성체 성사는 교회 신앙의 최대 보화

우리 교회 안에 최대의 보화가 있다면 그리고 현대에 있어서 최대의 기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오늘날도 미사 성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성체 성사라고 볼 수 있다. 이 성체 성사를 통해서 우리 신자들은 하느님 안에 한 자녀로서 일치를 이루게 되며, 악을 멀리하고 하느님 안에서의 신적인 생명 속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6, 56)라고 하셨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이며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여 당신의 몸과 피를 이루어 주신 생명의 양식이다. 우리는 미사 성제를 통해 재현되는 성체께 존경을 표하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참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드리자.

 

5.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을 가슴 깊이 새기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한다.

 

전통적으로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을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로 지내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겼다. 그리스도의 성체 축일과 성혈 축일이 따로 있었으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함께 지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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