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의 신학을 '십자가의 신학'이라 합니다.
마르코의 고유의 신학사상과 메시지는 복음서의 기본 구조에서 이미 드러납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부는 1 - 9장으로서 예수님의 갈릴래아 선교를 다루고,
후반부는 11 - 15장으로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수난을 다릅니다.
전반부와 후반부를 잇는 10장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상경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16장 1 - 8절은 빈 무덤 이야기를 소개합니다(마르코 복음 16장 9 - 22절은 오래되고 질 좋은 필사본들에 빠져 있고 그 대목을 전하는 사본들마저 일관된 기록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후대의 첨가로 간주 합니다).
마르코가 이 '십자가의 신학'을 펼쳐나가는 방법이 매우 치밀하고 특이합니다. 예수님의 갈릴래아 선교를 다루는 전반부에는 예수님의 메시아 신분이 강조되면서도 언제나 공중 앞에서는 드러나지 말아야 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예루살렘 수난을 다루는 후반부에 이르면서 예수께서 메시아라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먼저 베드로의 메시아 고백으로 제자들에게, 그 다음 유다 최고의회인 산헤드린에서, 그리고 마침내 십자가 처형을 주도한 이방인의 증언을 통하여 공중 앞에서 그분의 메시아 신분이 폭로됩니다.
이것이 바로 마르코의 가장 중요한 신학 주제로 꼽히는 '메시아 비밀'입니다. 그리고 전반부에서는 예수님의 메시아 신분뿐 아니라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도 일반 사람들에게 감추어져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비밀과 메시아 비밀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다닙니다. 사실 예수님의 신분과 사상, 좀더 쉽게 풀이하여 그분의 삶과 가르침은 함께 연결되어 있습니다.
- 정태현 신부 저서 공관복음 ㆍ사도행전 중에서
